서울에 올라온 많은 젊은이들은 옥탑방과 반지하 사이에서 고민을 하게된다. 옥탑방과 반지하는 가격이 싸다는 장점이 있는 대신 주거환경이 열악하다는 분명한 단점도 있다. 옥탑방은 추위와 더위에 발가벗은 듯 노출되어있고, 반지하는 습기와 곰팡이, 사생활 노출, 냄새, 배수등의 문제가 있다. 옥탑방과 반지하를 고르는 것은 짜장면과 짬뽕 중에서 고르는 것과 같다.
잠시 관점을 바꾸어서 개인의 선호에 따른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심리학적으로 생각해보면 다른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사회에는 지위에 따른 암묵적인 자리가 있다. 회장님은 꼭대기 층, 그 아래층에서는 임원진, 그 아래층에서는 창가에서 직원들을 두루 살필 수 있는 자리에 부장님이 있고, 나머지 직원들은 마주 보고 일한다. 동물들 역시 마찬가지다. 대장의 자리에 겁 없이 앉았다가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공동주택에서도 마찬가지다.초고층의 펜트하우스나 빌라 꼭대기 층 역시 마찬가지다. 꼭대기 층에 살면 어떤 점이 좋을까? 우선, 층간 소음으로 인한 피해에서 자유롭다. 층간 소음으로 피해를 줄 수는 있어도 피해를 입지는 않는다. 소음을 조심하는 것은 나의 의지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피해를 입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공동주택에서 사는 사람에게는 축복이다.
둘째, 더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사고할 수 있다.탑층이 아닌 아래에 살고 있는 사람은 옥상과 하늘을 탑층의 영역으로 여기 고옥상에 올라가는 것 자체를 꺼리게 된다. 아래층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옥상에 올라오 면발 걸음이 조심스러워지는 것은 옥상은 자기의 것이 아니라는 심리가 작용한 탓이다. 사고 역시 마찬가지다. 옥상에서 하늘을 보고, 옥상을 어떻게 꾸미고,
옥상을 사용해 볼까 하는 생각은 탑층에 사는 사람만 가능하다.아래층에 살고 있는 사람은 위를 보지 않고 내려다보기만 한다. 위는 소음이 있을 때에만 원망이 섞인 눈으로 째려볼 뿐이다. 고개를 들지 못하면 하늘도 아래층 사람들의 것이 아니다.
셋째, 위층의 누수, 동파 등의 사고로 인해 피해를 당하지 않는다.탑층의 누수 동파로 인해 아래층이 피해를 입는다. 갑작스러운 일이라 당황스럽고, 짜증이 난다. 또, 그 아래층부터는 누수 피해를 입으면 어느 층인지 밝혀내야 한다. 이처럼 아래층으로 내려갈수록 피해를 입어도 원인을 찾기 어렵다. 피해를 입고도 "저기요 죄송한데요..."로 시작해야 한다. 하수도관이 막혀도 아래층부터 피해를 입고 아래층 사람이 피해를 알려야 인지할 뿐이다.
마지막으로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에도 탑층이 유리하다.물론 악의적으로 탑층에 살면서 피해를 입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생활을 하면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일들이 탑층에 유리하다. 온전히 나의 건물이 아닌 이상 공동주택에서는 탑층에 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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