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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사회 심리학

개미투자자 생존법

by luckykim7 2022. 9. 13.

재활 치료하듯 천천히 걷고, 바짝 마른 윗집 형님에게서 일반인들이 투자시장에서 손해 보는 일이 일상다반사인 이유에 대해 들었다. 본인 말로는 늙어서 더 이상 긴장을 버텨내거나, 술 마실 체력이 없어서 작전주를 그만두셨다고 한다. ​형님이 말해준 개미투자자의 생존법을 정리해보자.


들었던 내용을 정리해 보자면,

1군은 주식투자시장에는 잃어도 회사에서 잘리면 그만인 남의 돈을 굴리는 부류가 제일 세다. 
글로벌 투자운용사, 연기금, 증권회사 등등... 주식투자 세계관에서 제일 상위에 포진한다. 돈의 양도 많고, 똑똑한 놈도 많다. 이들은 돈을 불리는 것보다 물가 상승률을 이기는 것을 사명으로 여긴다. 

세계 경기와 산업 업황 등의 예측된 수치에 의해 선행 투자를 실천한다. 주식 관련 책에 나온 그대로 투자한다. 게다가 금과 같은 원자재에도 투자하고, 옵션으로 기대 위험을 헷징 하면서 목표수익률을 지키기 위한 준비를 한다. 그래서 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투명성이고 제일 싫어하는 것이 불확실성이다.

이들에게 주식투자는 회사를 사는 것인 만큼 외부에서 파악할 수 없는 회사 내부적 문제가 위협요인이 될만한 회사는 투자대상에서 제외된다. 마치 태평양을 운항하는 컨테이너선과 같은 부류이다. 

또한 이들 그룹에게 중요한 것은 그들 기업의 영속성이다. 그래서 순환매를 하고, 신규 편입 종목이 생기고, 배제되는 종목이 있다. 그래서 이들은 주식시장의 관리자이기도 하다. ​

 

2군은 심리게임을 하며 돈을 잃으면 배상의 책임이 있는  작전세력이다. 


적게는 100억 많게는 1000억 정도의 자금을 운용하는 그룹으로, 청산 시 20% 이상의 수익률을 목표로 투자금을 운영한다. 돈을 빌려주는 전주에게 최소 연리 20% 이상을 보장해야 하는 입장에서 연 20%는 생명선이다. 


작전세력은 욕심을 파는 역할을 하고, 그 욕심을 사는 사람은 개미들이다. 

작전세력의 세팅법은 다양하겠지만, 이 형님네 회사에서는 활황장이 아닌 때를 기준으로, 인원 4~6인, 매입자금 70억, 수익률 50%로 세팅하면, 자금 준비는 120% 즉,  84억을 빌리고, 매입원가는  65억 정도 매도가는 95억~ 100억 정도로 맞춘다. 원활하게 진행되어서 수익을 청산하면 ( 매출액-매입원가-이자비용-운영비용 2억 )=95억 원-65억 원-17억 원 -3억 원= 10억 원  이 된다. 

이 기간 동안 회의와 작업이 반복되고, 초저녁부터 술을 마시고 늦어도 10시에는 자고, 새벽에 미국장을 보고, 회의하고, 작업하는 생활을 반복한다. 수익 배분이야 다르겠지만 6개월~1년 동안 1인당 2억~2.5억 원을 버는 정도이다. 좋은 전주 만나고, 계획대로 잘 되어야 연봉 2억 원이다. 

수익을 늘리기 위해서는 수익실현 기간을 줄여야 하고, 고점에서 터는 비중을 늘려야 하는 등 항상 신경이 곤두서있다. 

어처구니없는 외부의 일로  이슈가 안되거나, 소문이 나쁘게 나거나, 내부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 등등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게 되면 몇 년 치 연봉이 2억인지 알 수 없다.  

물론 회사를 인수해서 채권을 발행하거나, 사채를 운영하는 큰 규모의 세력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봤지만, 실제로  본 적은 없다고 한다. ​

 

3군은 아마추어 그룹인 개미들이다. 

개미들이 입장할 때에는 1군 마인드로 입장해서, 퇴장할 때에는 2군에 패하고 떨어져 나간다. 개미들이 입장할 때에는 개인적으로 상황이 가장 좋을 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황이 좋으니 큰 물을 타고 움직이는 1군들이 관리하는 회사에 투자한다. 그러다 개인 사정이 생기고, 계좌에 손실이 찍히면 기대수익률이 두 자릿수, 세 자릿수로 올라간다. 

손실회피 심리는 인간의 본능에 가깝다. 수익을 얻는 것보다 손실을 보는 게 더 싫다는 뜻인데, 이로 인해 손해는 지속적으로 늘어난다. 예상과 다르게 손실이 나면 손실을 확정 짓고, 다른 투자를 통해 수익을 올려야 하는 것이 상식인데, 이를 방해하는 것이 손실회피 심리이다. 

손실이 늘어감에 따른 회복 시 필요한 수익률을 계산해보면, 

10%의 손실을 회복하는 데에는 11%의 수익률이 필요하고, 20% 손실에는 25%, 30% 손실에는 42%, 40%의 손실에는 67%, 50%의 손실에는 100%,60%의 손실에는 250%,  70%의 손실에는   334%, ,80% 손실에는 500%, 90% 손실에는 1000% 수익률이 필요하다.

개인들이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지 못한 숫자들이다.  이걸 알고 워런 버핏이 말한 "손실을 보지 않는다"라는 투자 원칙을 이해하는 사람은 드물다.


그저 조금 더 나은 생활, 조금 더 좋은 차 정도를 바라고, 수익률 고작 10%를 바라며 발을 들였다가, 세 자릿수  수익률을 달성해야 본전이 되는 경우가 주위에 널렸다.​

1군에서 5% 수익률을 목표로 근무하는 사람들은 읽고 분석하는 명목으로 영혼 없이 투자해도 억대 연봉을 받고, 2군에서 10% 수익률을 목표로 근무하는 사람들은 계획대로 잘 되어야 억대 연봉을 받는다. 3군에서 50%,100%를 목표로 투자하는 사람들은 돈을 잃는다. ​

주식 시장을 관찰할 때에는 흥미롭고, 평화로운 사파리이지만, 관람차에서 나오는 순간 생존을 보장할 수 없는 맹수 우리 안이다.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 생존할 확률은 있는가? 사자, 호랑이는 고사하고 여우, 너구리와 싸워도 이길 자신이 있는가?

그럼에도 개미들이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를 인지심리학적으로 낙관편향과 내성 착각으로 설명할 수 있다. 낙관 편향이란 내가 이만큼 노력을 했으니 잘 될 것이다라고 근거 없이 미래를 낙관하는 자세이다. 내가 열심히 분석했으니 이 주식은 오를 것이다라는 어이없는 확신이 있다. 내성 착각이란 자신을 평가할 때는 스스로 통찰의 기준을 정하고, 남을 평가할 때에는 객관적인 기준을 통해서만 평가한다는 것이다. 즉 자신이 매입한 종목은 통찰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고, 남들이 산 종목을 평가할 때에는 객관적인 근거를 따진다.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인가.

여기에 위에 언급한 손실회피성향까지 더해진 개인은 주식시장에서 돈을 벌 수 없다. 손실회피 성향은 이익보다 손실을 더 아프게 생각하여 이익이 난 종목은 수익실현을 하고, 손실이 난 종목은 손실을 실현하지 않고 계속 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결국 자신의 계좌에는  손실이 난 종목만 가득하게 된다. 

개미투자자의 생존법은 실효성이 높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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